[리뷰+] 1000만원 삼성 SUHD 타이젠TV, 제가 한번 써봤습니다

입력 2015-04-09 09:44  

김민성 기자의 IT's U <14회>

삼성 SUHD TV, 화질만큼 타이젠이 끌린 이유
'IoT' 허브 타이젠TV 웹 구동, 더 가벼워지고 더 빨라지고
'라이프 오브 파이' 화질 감동…'프리미엄' SUHD 존재가치



[ 김민성 기자 ] 하루 얼마나 TV를 보는가.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를 보면 우리 평균 TV 시청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52분이었다. 1년 전에는 3시간 7분이었다. 스마트폰 시청은 1시간 17분. TV는 15분 줄었고, 스마트폰은 14분 늘었다.

TV에서 빠진 시간이 고스란히 스마트폰에 넘어갔나 싶을만큼 희비는 정확히 교차했다. TV 중요도는 44.3%로 낮아진 반면 스마트폰은 37.3%에서 43.9%로 높아졌다. 불과 0.4%p 차. 올해도 3개월이 지났으니 스마트폰이 역전했을지도 모른다.

'TV 아성의 붕괴, 스마트폰의 급부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역사가 채 10년도 안된 스마트폰이 50년 가까이 절대왕정을 누린 TV 왕국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 어쩌면 TV의 몰락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스마트폰은 TV 볼 시간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TV 뿐이겠나. 신문, PC, 노트북, 라디오 등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은 안그래도 某?현대인의 삶을 더 바쁘게 만들었다. TV 업계의 고민은 깊고도 깊다. "고객은 최신 TV가 아니라 TV 볼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토로할 지경이다. TV를 오래보면 당뇨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까지 높아진다는 보고도 심심찮게 나오니 '해로운 상자'로 전락할 위기다.

○ TV 볼 시간이 없는 당신에게


지난해 11월 시장조사 업체 샌드바인은 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북미 황금 시청 시간대인 저녁 6시~10시 사이 발생한 인터넷 트래픽의 34.9%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집에 돌아와 TV를 켜놓고 도란도란 저녁을 먹고, 소파에 몸을 파묻고 멍하게 TV를 보다 잠들던 '바보상자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뜻이다. 방송국이 틀어주던 일방적 '생방송'의 멸종이기도 하다. 거대 방송국에 복종할 필요가 없다. 넷플릭스가 '드라마'이고, 시청자가 '플랫폼'이며, 내가 TV 앞에 앉는 시간이 '본방사수'다. 그렇게 넷플릭스는 TV와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TV' 시대의 대명사가 됐다.

"TV 보는 시간만이라도 제대로 즐겨라"고 유수의 TV 제조사들이 마케팅 전략을 바꾼 배경이다. TV는 이제 경쟁상대인 스마트폰만큼이나 쓰기 쉬워져야 한다. 스마트폰에 시간을 더 이상 빼앗기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을 아예 짚어삼켜야하는 TV. 9년 연속 전세계 평판 TV 시장 매출 점유율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타이젠 기반 스마트 TV를 올해 최대 영업 전략으로 내건 이유기도 하다.

○ 타이젠TV, 제가 한번 써봤습니다


기자는 이미 삼성 스마트TV를 갖고 있다. 출시된지 2년 남짓한 모델로 나름 최신이다. 하지만 전혀 스마트하게 쓰지 않는다. 삼성 스마트허브를 무선 네트워크 연결해서 인터넷 브라우저도 띄워보고, 앱도 깔아봤다. 결론은 '분통 터져 못 쓰겠다'였다.

리모콘을 통한 텍스트 입력 등 모든 제어가 힘들었고, 구동도 느렸다.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켜서 원하는 음악 하나 들으려다 수차례 입력 오타만 내고 그만뒀다. 컴퓨터처럼 써보려고 블루투스 무선 키보드도 연결해봤지만 역시 인내심을 많이 요구했다. 결국 '옆지기' 스마트폰에 다시 손이 갔고, 스마트TV는 익숙했던 바보상자였다.

삼성 SUHD 타이젠 스마트TV는 확실히 달라졌다. 포인터로 가리켜 바로 클릭하는 방식의 리모콘으로 인터넷 서핑을 할 때 가장 마음에 들었다. 버전 0.0.7.0310의 타이젠 브라우저는 가볍고, 구동 속도도 빨랐다. 주소(URL) 입력칸을 포함해 총 13개 버튼만 배치, TV 화면에 맞게 사용자 화면(UX)을 시원하고 깔끔하게 다듬었다.

리모콘 포인터를 켜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hk.hn)에 접속해봤다. 예전 스마트TV에 일일이 좌우상하 버튼을 눌러가며 문자를 입력하던 불편을 포인터는 대폭 줄였다. 타이젠 브라우저는 익스플로러, 크롬, 사파리 등 유수의 브라우저 품질 못잖게 타이포그래피 등 웹표준을 깔끔하게 지킨 홈페이지를 구동했다. 유튜브도 전용 앱 대신 바로 브라우저로 접속해봤다. 포인터는 미세한 마우스의 움직임을 대부분 구현했다. 장안의 화제곡 '위아래'를 찾아듣는데 까지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젠 TV로 인터넷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겠다" 싶었다.

스마트폰과 TV간 연결성도 좋아졌다. '퀵 커넥터' 버튼만 누르면 스마트폰으로 보던 영화를 집 안에 들어서면 별도의 설정 없이도 TV가 스마트폰을 자동으로 인식했다. 모바일 기기 내 일정과 알람을 연동하면 TV가 지정된 시간에 스케줄을 보여준다.

사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TV를 시작한 회사다. 9년 전부터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TV를 개발했다. 이어 사용자의 동작과 음성을 인식하고, 입출력이 더 자유로운 TV를 줄곧 개발해왔다. 여전히 스마트폰보다는 소통과 검색이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타이젠TV를 기점으로 삼성의 스마트TV 기술력이 어느정도 대중을 만족시킬만한 결실을 맺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 SUHD 화질보다 타이젠에 더 끌린 이유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를 다시 봤다. 꼭 이 영화를 이 TV에서 보고 싶었다. 37.73GB(해상도 3840*2160) 용량의 초고해상도 파일. 보는 2시간 내내 SUHD의 색채 향연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한올 한올 살아움직이는 리처드 파커(호랑이)의 표정, 영롱한 형광빛으로 해수면을 솟구쳐오르는 흰긴수염고래, 식충섬을 뒤덮고 있던 수만마리 미어캣의 몸짓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화질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기대했다면 미안하다. 써본 제품은 65인치 커브드 화면에 최신 SUHD 기술까지 탑재한 990만원짜리다. 보통 40인치 평면 LED TV는 10대 살 수 있는 초고가 라인업이니 화질이 최고가 아니라면 이상하지 않겠나.

다만 스마트 기능에 더 관심을 둔 이유는 삼성전자가 올해 모든 스마트TV에 타이젠을 적용해 출하하기 때문이다. 1000만원짜리 TV가 아닌 100만원 대 저렴한 모델에서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편안하고 스마트한 TV라이프가 시작될 것 같다.

타이젠TV는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사물인터넷(IoT) 사업의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는 소비자가전쇼(CES) 2015 개막 기조연설에서 "타이젠을 적용한 2015년형 스마트TV가 미래 삼성이 이끌어갈 사물 인터넷 시대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무게를 실은 바 있다. 생활 중심 공간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마트TV는 가정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종합 상황실 역할을 맡게 된다.

게다가 타이젠의 꿈은 TV와 모바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타 제조회사가 만든 디바이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설비공장, 대중교통 등에 적용된 각종 센서로 사회 구석구석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통합 운영체제(OS)가 되는게 목표다. SUHD보다 타이젠 TV의 미래가치가 더 커보이는 이유였다.

1000만원을 기꺼이 TV 구입에 지불할 수 있다면 65인치 커브드 SUHD TV는 그 어떤 TV와 비교하기 힘든 최고의 영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시청 거리 5m 이상의 널찍한 거실도 소유하고 있다면 더 금상첨화다. 삼성의 화질 기술력이 집약됐다는 '프리미엄' SUHD TV의 존재가치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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